장충동왕족발 신신자 대표
이마엔 땀이 송글송글 맺혔고 악수를 건넨 손은 흥건했다. 한 기업의 사장이라면 연상되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었다.
전국 150여 개 이상의 체인점을 보유한 국내 족발 1호 프랜차이즈인 '장충동왕족발'의 신신자 대표와 최근 충북 청주 공장에서 마주 앉았다. 그는 "올해가 회사 창립 35주년인데 아직도 할 일이 태산 같아 잠시라도 손을 멈출 수 없다"고 말문을 열었다.
그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. 신 대표는 남편의 사업 실패 후 대전을 떠나 부산에서 장충동왕족발을 개업했다. 악착같이 사업을 꾸려 전국 최고 매출액을 기록하고 부산 지사장 겸 체인본부장 자리까지 올랐다. 평범한 주부에서 가맹점주, 지사장, 체인본부장을 거쳐 대표 자리까지 올라선 것. 이런 신 대표의 최대 관심은 '바른 먹거리'에 대한 고민이다.
2001년 장충동왕족발을 인수한 그는 이듬해 인생을 바꾸는 책을 접하게 됐다. 베스킨라빈스 창업주의 아들인 존 라빈스의 '음식 혁명'이라는 책이다.
신 대표는 "이 책을 읽고 존 라빈스는 막대한 유산도 포기하고 채식주의자가 돼서 바른 먹거리를 추구하자고 했다"며 "기존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 인공감미료, 조미료 등을 빼거나 최소화하기 시작했다"고 말했다.
그는 "족발은 가공법이 중요하다. 첨가물을 덜 넣고 조리하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다"며 "음식은 산업이 아닌 건강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"며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전했다.
올바른 맛을 위한 그의 고집에 웃지 못 할 일도 있었다. 신 대표는 육질을 쫄깃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빙초산을 제조 과정에서 빼려했다.
음식의 감칠맛을 높이지만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이다. 대체재로 현미식초를 이용하려 하자 공장 관계자들이 '맛 유지가 어렵다'는 이유로 만류했지만, 긴 설득 끝에 빙초산을 제조과정에서 뺐다.
신 대표는 "각종 첨가물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감안하면 우리 족발이 심심할 수 있다"며 "하지만 자극적인 맛을 배제하면서 건강한 맛을 추구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를 위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다"고 힘주어 말했다.
그의 고민은 장충동왕족발에 대한 브랜드 이용권이다. 지리적 명칭이라서 특허보호를 받지 못해 유사상호가 난립하기 때문이다. 신 대표는 정공법을 택했다.
"안전한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각오와 기본과 원칙을 지킨다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"고 강조한 그는 새로운 계획을 전했다.
신 대표는 "가정간편식 시장 확산에 맞춰 대형마트·편의점 등에 납품하고 있는 B2B 사업에 집중할 것"이라고 밝혔다. 김용언 기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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발췌 : http://www.daejonilbo.com/news/newsitem.asp?pk_no=142300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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